인문학교 시절..
수학여행이였다. 가을로 기억된다. 좀 쌀쌀했었으니..
아침, 수학여행 집결지는 택시부 광장.
학생과 선생들이 모였다.
이경하 선생님도 왔고, 그의 아내도 왔다. 배가 많이 무거운 모습을 하고.
차는 출발하고 이선생님의 아내는 광장에서 차가 멀어질 때까지 배웅을 하였다.
그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뱃속에는 새로운 생명을 품고, 남편의 수학여행을 배웅하는 아내의 모습.
아름다워 보였다.
그 때는, 싱글에 백수에, 대학원에 적을 두고 있는 시절이라서 그런 지,
정에 굶주려서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을 배웅하는 아내의, 그리고, 수학여행을 떠나는 이선생님의 모습이 참 조화롭고 아름다워 보였다.
이선생님은 관대 출신이고, 인문학교 교사셨다. 아내도 다른 일을 하다가 이선생님의 꼬임에 인문학교 선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물론 다른 사람의 권유로 인문학교 선생질을 시작한 것이고.
인문학교라는 공간에서 만나 서로 기댈 곳이 되어주고, 동류항이 되어가는 모습이, 집도 절도 없이 방황하는 내게는 참 근사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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