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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9.19 사랑에 대한 괴랄한 상상.. 영화 더 랍스터

영화의 시작은 여자가 들판에서 당나귀를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 끝날 때까지 이것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다. 단지 짐작만 있을 뿐.. 많은 부분이 관객의 상상력에 맏겨진다.

 

영화의 시작은 아무런 설명없이 총으로 당나귀를 쏴  죽인다.

커플만 살 수 있는 세상. 솔로가 되면 호텔로 가서 짝을 찾아야만 한다. 45일 동안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하는 이상한 세상.

 

아내에게 새로운 남자가 생겼다.

아내에게 버림받은 남자는 호텔로 가게 된다. 45일 동안 짝을 찾는 것에 몰두하지만 실패한다. 싸이코 같은 여자와 커플이 되어 보지만 거짓이였다는 것이 들통난다.

중간이 없는 사회
사이코 여자와 짝이 되기 위해 감정을 숨긴다

여자를 마취총으로 쏴 버리고 숲으로 도망친다. 숲에는 호텔에서 도망친 사람들이 솔로 그룹을 형성하여 살아가고 있다. 이곳은 커플이 되면 안 되는 곳, 혼자서 살아가야 하는 곳이다.

 

남자는 아이러니하게 이곳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영화 전체에서 나래이션을 담당하고 있는 여자다. 커플이 되어야만 하는 곳에서는 커플이 되지 못하고, 솔로로 살아가야 하는 곳에서 커플이 되는 아이러니한 설정. 영화는 이러한 아이러니한 설정으로 가득 차 있다.

숫컷과 암컷의 역할-남자는 먹을 것을..여자는 육아와 섹스를..

재채기와 사랑은 숨길 수 없는 것. 이 둘의 사랑은 결국 솔로 그룹의 대장에게 발각된다. 대장은 눈 치료를 명목으로 여자를 장님으로 만들어 버린다.

 

유일하게 감정이 충만한 장면
솔로 대장의 분노를 사게 된다.

남자는 장님이 되어 버린 여자와 솔로 그룹에서 생활해 보려 하지만 잘되지 않는다. 남자는 여자를 데리고 도시로 돌아가기로 작정한다. 이 장면에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랑의 덧없음으로 본다. 도시로 돌아온 남자는 여자를 카페에 두고, 자신도 장님이 되기 위해 칼을 가지고 화장실로 향한다. 홀로 기다리는 여자를 오랫동안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난다.

여자의 긴 기다림...

.....

 

영화 “더 랍스터”

영화는 조근조근 씹으며 생각해 볼 장면들로 가득 차 있다.

 

포스터

남자는 무엇을 안고 있는 것일까? 사랑인가? 허무인가?

남자는 무엇을 안고 있는 것일까?  주인공은 허공을 안고 있다고 해도 말이 되겠지? 왜?

 

주인공은 솔로 그룹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지만, 결국 그녀를 떠난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서 커플 그룹과 솔로 그룹의 가식을 보여준다. 솔로들이 호텔을 습격한 날, 방금 사랑을 마친 커플에게 상대방을 위해 죽을 수 있느냐를 물어본다. 남자는 그럴 수 있다고 답하지만, 여자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다는 상황에 미련 없이 여자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그 장면을 보는 솔로 대장의 입가에는 묘한 비웃음이 그려진다. 솔로 그룹의 대장은 커플 그룹의 가식과 덧없음을 증명하지만, 여자 주인공을 장님으로 만들면서 솔로 그룹의 문제도 같이 드러낸다. 남자는 과연 무엇을 안고 있는 것일까?

 

사랑? .. 공허하다.

감정이 거세된 사랑.

 

영화 내내 특이하게 느껴졌던 것은 거의 모든 대사가 감정이 담겨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랑이 충만해야 할 장면에서 무미건조한 사랑의 동물적 행위만 있을 뿐이다. 일상의 대화도 무미 건조하다.

 

섹스인 지 일을 하는 것인 지..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다.
일을 할 뿐이다.

유일하게 사랑이 충만한 장면은 주인공 남,녀가 대장의 집을 방문하여 음악을 감상하고 있을 때, 격정적으로 나누는 키스 장면뿐이다. 감정이 거세된 사랑. 과연?

유일하게 나오는 감정이 충만한 장면

괴랄함.

 

영화에는 여러 괴상한 장면이 나온다. 호텔 습격 성공을 축하는 자리. 숨어 사는 이들이기에 큰 소리로 축하할 수 없으니 각자 이어폰을 끼고 댄스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춘다. 이 장면을 보는 이들에게는 기괴할 수 밖에... 호텔 메이드가 추는 기괴한 춤과 어우러져 남자는 “저 나무 뒤에서 자위하고 왔어요..” 이런 괴랄한 장면은, 커플만이 존재하는 세상에 억지로 끼워 맞추어져 살아야 하는 사람들 속에서 발생하는 기괴한 장면 같아 보인다.

괴랄한 춤이 이 장면의 괴상함을 더한다.
왜 이런 대사를..

 

처음과 끝

 

영화의 시작은 여자가 당나귀를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이다. 영화의 마지막은 남자가 장님이 된 여자를 떠나는 장면이다.묘한 대조를 이룬다. 동물이 되어 버린 과거의 연인. 아직 분노가 충만한 것일까? 충만했던 사랑은 한낱 포장지에 불과한 것인가? 남자는 장님이 되어 버린 그녀를 떠난다.

 

남자를 죽이고..
남자를 기다린다.

 

사랑은

커플과 솔로 그 중간 어디 쯤에 있는 것이 아닐까?

Posted by 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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