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Never Let Me Go >
사전 정보 없이 보았다가 긴 여운을 남긴 영화.
영화의 시작은 영국의 시골 기숙학교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기숙학교에 단체로 모여서 장기 기증을 준비한다. 단체로 장기 기증을 하는 영화?
영화는 인간 복제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다만, 장기 기증을 위해 태어난 클론들의 짧은 생을 잔잔히 들여다본다. 클론에게도 영혼이, 그들도 하나의 삶이 있음을 그린다.
그들은 자신들이 장기 기증을 위해 생산(?)되었으며, 몇 번의 장기 기증이 이루어지면 자신은 종료(?)된다는 운명을 받아 들이고 있다. 주인공 커플은 장기 기증 유예를 신청하며 자신의 운명에 저항해 보지만, 결국 운명을 받아들인다. 캐시는 토미의 장기 기증으로 삶이 종료되는 광경을 슬픈 눈으로 바라본다.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 나를 둘러싸고 있는 규범 체계. 거기에 순응하며 사는 나. 어쩌면 생각의 감옥에 갇혀 있는 나. 다른 생각의 틀에서는 좀더 자유롭게, 좀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가끔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틀, 생각의 체계가 혐오스럽고,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정형화된 생각의 틀, 사고 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
클론으로 태어났지만, 독립된 개체로서 살아갈 수 있다. 헤일셤의 기숙학교는 제한된 공간에서 클론들에게 숙명을 받아들이도록 교육한다. 어쩌면, 인간 사회도 헤일셤의 기숙학교처럼 좀더 넓은 공간에서의 사회 규범을 받아들이도록 교육하는 공간이 아닐까?
굴레를 벗어나고 싶지만, 자유롭고 싶지만, 이미 이 사회의 규범 체계에 적응한, 순응한, 생각의 감옥에 있는 나.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은 아프고, 가슴은 답답하다.
자신의 운명을 확인할 때마다 캐시의 볼에 흐르는 눈물이 아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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