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말년에 대장암을 얻으셨다.
나는 아버지의 투병기를 잘 모른다.
40대 초반.. 한창 아이들 먹여 살리고 그러느라 정신 없을 때였다.
50이 넘어 몸 여기저기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나니,.. 아버지 생각이 난다.
참~ 외로우셨겠구나.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 그대로 아버지도 이미 오래 전에 밟고 가신 길을, 내가 따라가는 기분이다. 뒤늦은 후회. 전화도 하고 찾아도 가고 할 걸..
부랄 달린 놈들은 관 속에서 흙 냄새 맏아야 철이 든다는데.. 그런가 부다..
그런가 부다...
훈련의 꽃
야간 행군..
현재 시간 저녁 10시..
녀석은 군장 매고
출발한 지 한 시간쯤 지났을까?
저녁 9시에 걷기 시작해서..
다음 날 6시까지 걷는 행군.
강원도 어느 산등성이를 걷고 있겠네.
4시간쯤 지나면 좀 힘들고,
6시간쯤 지나니 발에 물집이 잡히고..
8시간쯤 지나면 다 필요없고 내무반에 가서
자고 싶은 마음 뿐이였는데..
30년 전 나의 훈련병 시절에는 그랬다.
아들의 야간 행군은 어떨 지...
서늘한 공기를 헤치며 걸어갈
울 아들.
무사히 잘 다녀오기를..
고3 마지막을 달리고 있는 막둥이..
수시 전형 6장 중에..
한 곳의 전형 결과가 발표가 되었다.
불합격.
녀석은 바람 빠진 풍선 마냥 실~실~ 웃는다.
이런 기분이구나..
처음 맛보는 실패의 기분.
앞으로 있을 수많은
실패와 좌절, 거절의 맛을 본 녀석.
든든한 예방 주사가 되어 주기를..
믿는다.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