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배달 노동자의 글이 생각난다.
부자 동네 배달 가면 친절하고, 예의 바르고,
사람들 표정에 여유가 묻어나는데,
가난한 동네 배달 가면 무례하고, 불친절하고,
공격적이며 삶에 여유가 없어 보인다고..
대체로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꺼풀만 더 들어가 보자.
나는 그들이 누려야할 삶의 여유, 타인에 대한 친절, 예의를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지나친 비약일까?
자본주의 체재 하에서, 자신의 노력한 과실을 누군가에게 빼앗기는 수탈적 경제 구조에서 노동자의 삶의 향기는 피어나지 않는다.
쉽게 얘기해서,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면 사장이, 주주가 돈을 벌지 생산 수단의 하나인 노동자는 글쎄.. 삶이 여유로워지던가?
그렇게 빼앗긴 돈, 빼앗긴 여유 속에 타인에 대한 친절, 여유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려운 노동자들에 대한 암묵적 지지와 지지 활동을 하지만, 직접적으로 그들과 엮기거나 직접 접촉하지는 않는다. 나름대로 나에 대한 보호책이랄까? 일종의 지지는 하지만 그들의 무례함에 나도 힘들다.
얼마 전 교차로에서 작은 교통 사고가 있었다. 상대는 커다른 트럭의 화물노동자. 화물차가 내 앞바퀴 쪽을 치었으니 내가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다. 6:4, 7:3 정도 나놀 것 같다. 내 차는 휀다가 깨지고 화물차는 멀쩡..
보험사 직원 얘기를 듣고, 주위 얘기를 들어보니 서로 상대방차 보험처리하게 되면, 멀쩡한 범퍼 갈았다고 수리비와 영업 손실비를 청구할 것이 뻔한 상황..
그래서, 내 차 수리비 중에 일부만 현금으로 받는 조건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내가 먼저 신호 위반했다는 볼멘 소리가 메아리처럼 들린다. 블랙박스로 다 확인되는데.. 저런 소리를 하다니..
그래도..
나는 지지한다. 화물연대가 파업하면.. 노동현안에 목소리를 내면.
그리고 현실에서 접촉사고가 나질 않기를 바란다. 그들에게 호의를 배풀고 잊어 버린다.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경계에서 밀려난 그들이, 작은 손해라도 입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을 내가 받아주었다 정도로 정리한다. 씁쓸함은 나의 몫.
빼앗긴 친절이 모두에게 골고루 나누어질 수 있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안되겠지? until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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