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gin again..

독서 2020. 4. 5. 14:21

Begin again..

마음의 바람이 심하게 불던 날.
위안을 많이 얻은 영화. 

 


음악 영화이면서 사랑 영화.
그 흔한 애정 장면 하나 없는 .. 

크레타(여주인공)는 데이브의 음반 성공으로
뉴욕에 함께 상경한다. 두 사람은 성공한 뉴요커의 삶을
꿈꾸지만, 서로의 삶은 빗나가기 시작한다. 

데이브는 음반 제작을 위한 출장 중에 만든 음악을 들려주고,
몇 소절 듣던 크레타는 데이브이 빰을 때려 버린다. 
여자의 직감이란 놀랍다.
일탈의 현장을 직접 본 것도 아닌데 남친의 바람을
노래 몇 소절로 알아 버린다. 
크레타는 집을 나와 친구인 스티브의 집에서 머물면서
시련의 상처를 달래고 있다. 
스티브가 출연하는 음악카페에 나갔다가,
스티브의 돌발적인 제안에 자신의 노래를 하게 된다. 

댄은 천재적인 음악 프로듀싱 감각으로
자신의 회사를 세우고, 승승장구하지만,
아내의 불륜으로 나락으로 떨어진다. 
집을 나와 싸구려 아파트에서 페인같은 
생활을 한다.(불륜은 아내가 저질렀는데 남편이
집을 나오는 지?)

딸 앞에서,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해고된 날, 
인생 최악의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음악카페에서,
댄은 크레타의 노래를 듣게 된다. 
아직 정재되지 않는 날 것 같은 노래를 들으며, 
환청처럼 저 음악에 피아노와, 베이스 첼로, 바이올린, 
드럼을 어떻게 넣을까를 순식간에 떠올린다. 

 


그렇게 크레타와 댄은 인생 최악의 순간에 만난다.
댄은 크레타에 음반 제작을 제안한다. 

여름 내내 뉴욕의 곳곳을 누비면서 
두 사람은 앨범 제작에 몰두한다. 거리에서, 옥상에서, 
다리 밑에서 녹음을 하며, 자신의 아픈 상처를
보듬고 회복의 시간을 가진다. 
앨범 제작 막바지에는 바이올렛(댄의 딸)과
미리엄(댄의 아내)를 참여하며 이들과의 회복에
실마리를 갖는다. 

 

온 여름을 함께 한 앨범이 완성된다.  
댄의 음반회사는 관심을 보이지만 크레타는 계약을
거절한다. 인터넷에 단돈 1달러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공개해 버린다. 

그리고,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난다. 

이 영화의 메인 테마곡인 <Lost Stars> 는 
3개의 버젼으로 영화에 등장한다. 
원곡은 크레타가 뉴욕으로 올라오면서 
만들었던 <Lost Stars>,
하나는 잠깐만 나왔던, 데이브의 썸녀 밈이  
믹싱한 <Lost Stars> ,
마지막은, 데이브가 마지막 공연에서
불런던 <Lost Stars>.
처음에는 이 곡들이 전혀 별개의 곡처럼 느껴지지만,
알고보니 모두 <Lost Stars>를 그 상황에 맞게 
새롭게 편곡한 곡이다. 같은 노래가 이렇게 다양한
색체를 낼 수 있다니..  

영화에는 두 개의 다른 Begin again이 등장한다. 

두 사람은 여름 내내 뉴욕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마치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지듯 녹음을 한다. 

앨범 제작이 끝나고,
어디 갈거냐고 묻는 크레타에게 댄은 이렇게 대답한다.

"... Home~! ... "

바람 핀 아내를 견딜 수 없어 뛰쳐나온
집으로 돌아간다. 과거의 사랑으로 돌아가는 첫번째 Begin again. 

 


앨범을 완성할 즈음, 크레타는 데이브(바람핀 놈)로부터
자신의 공연에 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공연장에서 크레타는 자신이 만든 <Lost Starts>를 부르는 
데이브를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이 영화의 백미라 생각된다. 
 
데이브(Maroon 5의 애덤 리바인)는 크레타가 만든 노래를
초기에는 오리지널 버젼으로, 후반부에는 완전히 자신만의
버젼으로 부른다. 
크레타는 원곡대로 불러주는 데이브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자신만의 버젼으로 한층 성숙된 음악을 
들려주는 데이브에 놀라움과 축하, 배신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그의 사랑을 인정해 주어야 함과, 이제는 과거가 된 
자신과 데이브의 사랑에 대한 연민, 이 모든 것이 복합된 
기쁨과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그 짧은 순간에 이렇게 많은 
메세지가 담아 놓다니 감독은 천재인가? 
자건거를 타고 뉴욕의 밤거리를 달리는 크레타는
과거의 사랑을 묻고 새로운 삶을 향해 떠난다.  
두번째 Begin again. 

 

 

 

 

영화에는 첫번째 Begin again과 두번째 Begin again이
만나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 
앨범 제작이 끝나고, 댄의 음반회사에서 계약을 거절하고 
나온 두사람. 아직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에서,가벼운 포옹을 
하며 헤어진다.
포옹을 마치는 순간, 댄은 크레타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에 가만히 댄다. 그 짧은 2~3초의 시간 동안, 크레타와 
댄의 표정은 미묘하다. 서로에 대한 고마움, 감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작은 제안이 두 사람이 잡은 손에 
전해지는 듯 하다. 크레타는 살짝 웃으며 손을 걷어 들이고,
댄은 과거의 사랑으로 돌아간다. 누가 댄의 행동을 비난할 수 있을까?

 

 

 

 

 


영화는 과거의 사랑으로 돌아가는 Begin again과
미래에 향해 떠나는 Begin again을 절묘하게
버무려 놓았다. 영화 감독이 되면 이 정도는 그냥
하는 건가? 영화를 조근조근 씹어 먹어보니 참 절묘하게
잘 만들었다. 영화 감독이 대단해 보인다. 
그리고, 이런 걸 읽어내는 나는 뭐지..? 
잠시 미치지 않으면 읽어낼 수 없는 감정선 같다. 

...

나의 Begin again은? 
이제 시작이다. 
아직 준비된 것은 없지만.. 

 

 

https://youtu.be/cL4uhaQ58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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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수.달
,

여행지 선택..

여행 2017. 3. 29. 01:06

여행지 선택


누님들하~!

우리 남매 여행 계획을 대략 세워 봤어요. 보시고 의견들 많이많이 주세요..


여행지 기준

 

내가 생각하는 여행지의 선택 기준은 이렇다

 

-     한국 사람 많이 가지 않는 곳: 현실에서 지겹게 본다.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과 섞여서 잠깐이라도 살아보자

-     유명 관광지 아닌 곳: 훌륭한 풍경이 있는 곳, 문화재, 쇼핑 공간이 곳이 아닌 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사람 냄새 나는 곳, 이를테면 시장, 공원, 일상의 공간들

-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새로운 곳을 가보자. 나는 유니크하니까. 알려진 곳은 가보지 않아도 충분히 그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간접적으로 체험도 할 수 있다.

 

그렇게 하여 물망에 오른 몇 가지 여행지

 

1.    필란드 헬싱키: 원래는 발틱 3(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가기 위한 항공편을 알아보다가 대부분의 항공편이 헬싱키를 경유하게 되서, 헬싱키가 여행 물망지로 오르게 됨. 여행 일정은 헬싱키나 근처 소도시의 집을 단기간 렌탈(AirBnB)해서 그곳을 거점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여정

2.    발틱 3국 중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둘러보는 여정 : 에스토니아의 탈린에서 시작하여 라트비아의 리가까지 가보자. 리투아니아의 빌뉴스까지는 1주일 여정에서 너무 긴 이동 거리다. 한 지역에서 이틀밖에 머물 수 없으니. 그리고, 빌뉴스는 결정적으로 이미 가 본 도시다. 탈린에서 3, 리가에서 3일 정도 체류하면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자.

3.    말레이시아 코타카니발루: 말레이시아의 동편에 있는 보르네오섬의 서북쪽 해안 지대. 이 지역은 대부분 자연 경관을 보는 여행 코스일 것 같다. 필란드와 발틱3국에 비해 여행 경비가 저렴하다. 1주일 여정이면 충분한 휴식이 될 것이다.

4.    브루나이: 코타카니발루가 감싸고 있는, 지구 상에 몇 남지 않은 왕정국가. 후진국은 아니며 석유와 천연가스로 인해 우리나라 보다 잘 산다. 국립공원과 현대적인 휴양 시설을 즐길 수 있다


1번 헬싱키 주변,      2번: 탈린에서 리가로 이어지는 여정


어.. 3번과 4번이 바뀜. 브르나이 지역, 코타카니발루 지역


코타카니발루 지역


브르나이 지역



여행 기간

-     대략 68일 정도의 일정. 토요일 출발하여 그 다음 주 일요일 도착 일정.

-     상황에 따라 다른 공휴일을 끼워 10일 정도의 일정으로 할 수도 있음.

-     코타카니발루와 브루나이라면 45일 일정도 괜찮을 듯.

 

여행 비용

-     필란드 헬싱키, 발틱3국 여행은 대략 항공료 80만원, 체제비 70만원 정도해서 약 150만원으로 예상.(1인당)

-     코타카니발루, 브루나이는 패키지 여행 상품으로 가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고 코타카니발루는 50~70만원대의 패키지 상품이 꽤 있고, 브루나이는 약 80~100만원대 형성대고 있음. 브루나이 좀 비쌈.

 

여행 시기

-     2: 작은 누나 방학 기간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어 가장 물망에 오름. 터키도 이때 갔으니.. 단, 필란드나 발틱 3국은 위도가 높아 2월에 여행하기에 적당하기 않다. 필란드와 발틱 3국은 5~6월이 좋을 듯 하다. 코타카니발루와 브르나이는 열대 기후이므로 이 시기면 좋은 시기이다.

-     5~6: 필란드와 발틱3국을 여행하기 좋은 시기. 그러나, 누님들의 일정을 맞추기 힘들 것 같은데, 미리 계획하고 1주일 정도 시간 준비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 않을까?

-     7~8: 성수기. 가급적 피하자.

-     10~11: 물망에 오른 4곳 모두 여행할 수 있는 좋은 시기. 남매계 2년이 2018년 여름에 마무리 되니 그 해 가을에 얼마쯤 더 모아서 가면 되지 않을까?

 

전체적으로 총평하자면, 필란드와 발틱3국은 터키 여행처럼 몸은 좀 피곤하겠지만 그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고 여행의 진미를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코타카니발루와 브르나이는 비교적 휴양의 의미가 강하고 여행 일정으로 강행군하지는 않을 것 같네. 아마 패키지 상품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필란드와 발틱3국은 AirBnB를 통해 집 자체를 렌탈하려고 하고, 그러면 호텔보다 저렴한 숙소에서 아침과 저녁을 해 먹을 수도 있고(몇 식은 그렇게 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네.), 차량을 렌탈해서 돌아다니는 것이 좀더 경제적이고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일 수도 있네요. 탈린에서 렌탈해서 리가에서 반납하고 돌아오는 여정이 될 수도 있겠네요. 이래저래 생각만 많네.

 

대략 여행 계획은 이렇습니다.


누님들하~! 생각들 해보시고, 의견들 주세요.

 

 


Posted by 수.달
,

8일차, 아부다비 공항, 뼈에서 부는 바람 소리

 

아침을 먹고는 체크 아웃을 한다. 오늘 이스탄불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간다. 체크 아웃을 하고 짐을 일단 호텔에 맡기고 골든혼의 페리 터미널로 간다. 이스탄불에 왔으면 골든혼의 Ferry Tour를 안 해볼 수 없다. 골든혼의 사설 Ferry 투어는 약 50TL이지만 공식적인 Ferry Tour15TL이다. 2시간 동안 이스탄불의 동편과 서편을 오가며 역사적 유적들의 설명을 듣는다. 뭔 소린 지는 잘 모른다. 내 영어는 그것을 알아들을 만큼 신통치 않다. 그저 동서양의 문명이 뒤섞이는 한 복판에 서 있다는 느낌뿐.

 

페리를 타면서 한 커플에 눈길이 갔다. 무표정한 아내(?)와 그 옆에 뻘쭘하니 서 있는 남편(?). 마치 오랫동안 일하다가 짬을 내서 여행을 온 부부 같다.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일만 해서인 지 어떻게 여행을 향유해야 하는 지도 잃어버려서 무표정하게 시간을 보내는 듯하다. 사실 아닐 수도 있지만 그들의 얼굴에서 읽은 메시지는 그랬다. 나 너무 늙어버린 것일까? 살아가면서 일만 하다가 일하는 목적이 무엇인 지도 잃어버리고 일하는 것 자체가 숙명이 되어버린 느낌. 여행은 그런 숙명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닐까? 어쨌든 숨만 쉬고는 못 살겠다.

 

 



골든혼의 페리를 타고 이스탄불을 유람하다



블루모스크가 아닌 다른 모스크


 

호텔로 돌아오니 비행 시간에 대기가 애매하다.  예약했던 호텔 Shuttle 버스를 취소하고 택시를 불렀다. 이스탄불 공항 도로는 많이 막힌다. 비행 시간에 겨우 맞추어서 공항에 도착한다. 면세점을 둘러 보았지만 끝내 내가 찾던 머그컵은 찾을 수가 없다. 머그컵. 7년 전 업무 출장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이스탄불에서 Day Tour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공항에서 산 빨간 머그 컵. 터키의 색채가 물씬 풍겼던 빨간색 컵인데 바닥에 떨어트려 깨져 버렸다. 그 컵을 사려고 그랜드 바자르에서도 뒤져 보았고 공항에서도 찾아 보았으나 결국 찾을 수 없다. 할 수 없지. 155분 비행기를 타고 이스탄불을 떠난다. 누나는 아마 다시는 이곳을 찾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스친다. 나는 몇 주 동안 루트를 만들고, 교통편을 찾아보고, 볼거리를 알아보느라 고생한 것을 무사히 마쳤구나 하는 안도감이 교차한다. 그렇게 이스탄불을 떠난다.

 

 


이스탄불 아따튀르크 국제 공항.. 이제 돌아간다.



아부다비 공항. 경유지. 너무나 현대적인 시설. 안보이는 동안 뭔가 사재끼는 누님을 막지 못했다~!


돌아오는 비행기는 아랍 에미레이트의 아부다비를 경유한다. 이렇게 루트를 짠 것은 그냥 SkyScanner에서 가장 저렴한 비행 루트가 여기를 경유하는 루트라서 이렇게 한다. 아부다비에서 Transfer하는 시간은 약 한 시간 남짓. 막둥이 팬비트용 연필을 사러 몇 분간 자리를 비웠더니, 누나는 그 사이를 못 참고 뭘 사고 있다. 이거 사면 이 두 박스를 덤으로 준다고 자랑을 하신다. 결국 덤으로 받은 두 박스 중에 하나는 우리 집으로 가져가서 잘 먹었다. 인천 공항에 도착하니 에너지 제로다. 움직일 힘도 없다. 이 와중에 누나는 동서울로 가서 속초까지 더 가야한다. 공항버스를 타고 수원에 와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간다. 간만에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안방에 누우니 뼈에서 바람 소리가 난다. 뼈에서 찬바람이 나가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나도 늙었구나.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많이 나가고 많이 돌아보자.

 

나의 여행을 도와 준 여행 가이드. 여행을 마칠 무렵 누님에게 갔다.

 

여행.

 

어쩌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 간 것 같다. 세상을 살아보니 노예처럼 굴종의 삶을 강요 받는다. 살아있다고, 잠시나마 나는 자유인이라고 외치고 싶고, 자유인으로 숨 쉬고 싶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여행을 꿈꾼다.  ..

 

Posted by 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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