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선택..

여행 2017. 3. 29. 01:06

여행지 선택


누님들하~!

우리 남매 여행 계획을 대략 세워 봤어요. 보시고 의견들 많이많이 주세요..


여행지 기준

 

내가 생각하는 여행지의 선택 기준은 이렇다

 

-     한국 사람 많이 가지 않는 곳: 현실에서 지겹게 본다.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과 섞여서 잠깐이라도 살아보자

-     유명 관광지 아닌 곳: 훌륭한 풍경이 있는 곳, 문화재, 쇼핑 공간이 곳이 아닌 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사람 냄새 나는 곳, 이를테면 시장, 공원, 일상의 공간들

-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새로운 곳을 가보자. 나는 유니크하니까. 알려진 곳은 가보지 않아도 충분히 그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간접적으로 체험도 할 수 있다.

 

그렇게 하여 물망에 오른 몇 가지 여행지

 

1.    필란드 헬싱키: 원래는 발틱 3(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가기 위한 항공편을 알아보다가 대부분의 항공편이 헬싱키를 경유하게 되서, 헬싱키가 여행 물망지로 오르게 됨. 여행 일정은 헬싱키나 근처 소도시의 집을 단기간 렌탈(AirBnB)해서 그곳을 거점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여정

2.    발틱 3국 중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둘러보는 여정 : 에스토니아의 탈린에서 시작하여 라트비아의 리가까지 가보자. 리투아니아의 빌뉴스까지는 1주일 여정에서 너무 긴 이동 거리다. 한 지역에서 이틀밖에 머물 수 없으니. 그리고, 빌뉴스는 결정적으로 이미 가 본 도시다. 탈린에서 3, 리가에서 3일 정도 체류하면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자.

3.    말레이시아 코타카니발루: 말레이시아의 동편에 있는 보르네오섬의 서북쪽 해안 지대. 이 지역은 대부분 자연 경관을 보는 여행 코스일 것 같다. 필란드와 발틱3국에 비해 여행 경비가 저렴하다. 1주일 여정이면 충분한 휴식이 될 것이다.

4.    브루나이: 코타카니발루가 감싸고 있는, 지구 상에 몇 남지 않은 왕정국가. 후진국은 아니며 석유와 천연가스로 인해 우리나라 보다 잘 산다. 국립공원과 현대적인 휴양 시설을 즐길 수 있다


1번 헬싱키 주변,      2번: 탈린에서 리가로 이어지는 여정


어.. 3번과 4번이 바뀜. 브르나이 지역, 코타카니발루 지역


코타카니발루 지역


브르나이 지역



여행 기간

-     대략 68일 정도의 일정. 토요일 출발하여 그 다음 주 일요일 도착 일정.

-     상황에 따라 다른 공휴일을 끼워 10일 정도의 일정으로 할 수도 있음.

-     코타카니발루와 브루나이라면 45일 일정도 괜찮을 듯.

 

여행 비용

-     필란드 헬싱키, 발틱3국 여행은 대략 항공료 80만원, 체제비 70만원 정도해서 약 150만원으로 예상.(1인당)

-     코타카니발루, 브루나이는 패키지 여행 상품으로 가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고 코타카니발루는 50~70만원대의 패키지 상품이 꽤 있고, 브루나이는 약 80~100만원대 형성대고 있음. 브루나이 좀 비쌈.

 

여행 시기

-     2: 작은 누나 방학 기간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어 가장 물망에 오름. 터키도 이때 갔으니.. 단, 필란드나 발틱 3국은 위도가 높아 2월에 여행하기에 적당하기 않다. 필란드와 발틱 3국은 5~6월이 좋을 듯 하다. 코타카니발루와 브르나이는 열대 기후이므로 이 시기면 좋은 시기이다.

-     5~6: 필란드와 발틱3국을 여행하기 좋은 시기. 그러나, 누님들의 일정을 맞추기 힘들 것 같은데, 미리 계획하고 1주일 정도 시간 준비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 않을까?

-     7~8: 성수기. 가급적 피하자.

-     10~11: 물망에 오른 4곳 모두 여행할 수 있는 좋은 시기. 남매계 2년이 2018년 여름에 마무리 되니 그 해 가을에 얼마쯤 더 모아서 가면 되지 않을까?

 

전체적으로 총평하자면, 필란드와 발틱3국은 터키 여행처럼 몸은 좀 피곤하겠지만 그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고 여행의 진미를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코타카니발루와 브르나이는 비교적 휴양의 의미가 강하고 여행 일정으로 강행군하지는 않을 것 같네. 아마 패키지 상품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필란드와 발틱3국은 AirBnB를 통해 집 자체를 렌탈하려고 하고, 그러면 호텔보다 저렴한 숙소에서 아침과 저녁을 해 먹을 수도 있고(몇 식은 그렇게 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네.), 차량을 렌탈해서 돌아다니는 것이 좀더 경제적이고 시간을 절약하는 방법일 수도 있네요. 탈린에서 렌탈해서 리가에서 반납하고 돌아오는 여정이 될 수도 있겠네요. 이래저래 생각만 많네.

 

대략 여행 계획은 이렇습니다.


누님들하~! 생각들 해보시고, 의견들 주세요.

 

 


Posted by 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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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차, 아부다비 공항, 뼈에서 부는 바람 소리

 

아침을 먹고는 체크 아웃을 한다. 오늘 이스탄불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간다. 체크 아웃을 하고 짐을 일단 호텔에 맡기고 골든혼의 페리 터미널로 간다. 이스탄불에 왔으면 골든혼의 Ferry Tour를 안 해볼 수 없다. 골든혼의 사설 Ferry 투어는 약 50TL이지만 공식적인 Ferry Tour15TL이다. 2시간 동안 이스탄불의 동편과 서편을 오가며 역사적 유적들의 설명을 듣는다. 뭔 소린 지는 잘 모른다. 내 영어는 그것을 알아들을 만큼 신통치 않다. 그저 동서양의 문명이 뒤섞이는 한 복판에 서 있다는 느낌뿐.

 

페리를 타면서 한 커플에 눈길이 갔다. 무표정한 아내(?)와 그 옆에 뻘쭘하니 서 있는 남편(?). 마치 오랫동안 일하다가 짬을 내서 여행을 온 부부 같다.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일만 해서인 지 어떻게 여행을 향유해야 하는 지도 잃어버려서 무표정하게 시간을 보내는 듯하다. 사실 아닐 수도 있지만 그들의 얼굴에서 읽은 메시지는 그랬다. 나 너무 늙어버린 것일까? 살아가면서 일만 하다가 일하는 목적이 무엇인 지도 잃어버리고 일하는 것 자체가 숙명이 되어버린 느낌. 여행은 그런 숙명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닐까? 어쨌든 숨만 쉬고는 못 살겠다.

 

 



골든혼의 페리를 타고 이스탄불을 유람하다



블루모스크가 아닌 다른 모스크


 

호텔로 돌아오니 비행 시간에 대기가 애매하다.  예약했던 호텔 Shuttle 버스를 취소하고 택시를 불렀다. 이스탄불 공항 도로는 많이 막힌다. 비행 시간에 겨우 맞추어서 공항에 도착한다. 면세점을 둘러 보았지만 끝내 내가 찾던 머그컵은 찾을 수가 없다. 머그컵. 7년 전 업무 출장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이스탄불에서 Day Tour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공항에서 산 빨간 머그 컵. 터키의 색채가 물씬 풍겼던 빨간색 컵인데 바닥에 떨어트려 깨져 버렸다. 그 컵을 사려고 그랜드 바자르에서도 뒤져 보았고 공항에서도 찾아 보았으나 결국 찾을 수 없다. 할 수 없지. 155분 비행기를 타고 이스탄불을 떠난다. 누나는 아마 다시는 이곳을 찾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스친다. 나는 몇 주 동안 루트를 만들고, 교통편을 찾아보고, 볼거리를 알아보느라 고생한 것을 무사히 마쳤구나 하는 안도감이 교차한다. 그렇게 이스탄불을 떠난다.

 

 


이스탄불 아따튀르크 국제 공항.. 이제 돌아간다.



아부다비 공항. 경유지. 너무나 현대적인 시설. 안보이는 동안 뭔가 사재끼는 누님을 막지 못했다~!


돌아오는 비행기는 아랍 에미레이트의 아부다비를 경유한다. 이렇게 루트를 짠 것은 그냥 SkyScanner에서 가장 저렴한 비행 루트가 여기를 경유하는 루트라서 이렇게 한다. 아부다비에서 Transfer하는 시간은 약 한 시간 남짓. 막둥이 팬비트용 연필을 사러 몇 분간 자리를 비웠더니, 누나는 그 사이를 못 참고 뭘 사고 있다. 이거 사면 이 두 박스를 덤으로 준다고 자랑을 하신다. 결국 덤으로 받은 두 박스 중에 하나는 우리 집으로 가져가서 잘 먹었다. 인천 공항에 도착하니 에너지 제로다. 움직일 힘도 없다. 이 와중에 누나는 동서울로 가서 속초까지 더 가야한다. 공항버스를 타고 수원에 와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간다. 간만에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안방에 누우니 뼈에서 바람 소리가 난다. 뼈에서 찬바람이 나가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나도 늙었구나.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많이 나가고 많이 돌아보자.

 

나의 여행을 도와 준 여행 가이드. 여행을 마칠 무렵 누님에게 갔다.

 

여행.

 

어쩌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 간 것 같다. 세상을 살아보니 노예처럼 굴종의 삶을 강요 받는다. 살아있다고, 잠시나마 나는 자유인이라고 외치고 싶고, 자유인으로 숨 쉬고 싶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여행을 꿈꾼다.  ..

 

Posted by 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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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차, 10박스의 Turkish Delight, 고등어 케밥

 

알바니스 호텔의 아침 식사는 그저 그랬다. 일주일 전에 이스탄불에 도착해서 묵었던 코프탄 호텔의 아침 식사가 훨씬 훌륭했다. 아침을 먹고 블루 모스크 앞의 3개의 오빌리스를 보러 간다. AD 1세기란다. 블루 모스크가 가니 오후 130분부터 개방이란다. 여기 오기 바로 얼마 전에 이 광장에서 폭탄 테러가 있었다. 그 여파인 것 같다. 아야 소피아 성당(지금은 박물관)과 지하 궁전을 둘러 본다. 소피아 성당은 기독교적 양식과 이슬람식 건축 양식이 복합된 독특한 건물이다. 메인 홀의 커다란 문짝은 이집트에서 뜯어(약탈)왔다는 문구가 보인다. 지하 궁전은 동서양의 수많은 격전을 치르면서, 이스탄불이 포위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물을 저장하는 공간이다. 특색 있는 것은 지하 저장소 어느 한 켠에 이 궁전을 지으면서 죽어간 노예들을 위한 추모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나도 저 시대에 있었다면 노예 중의 하나가 되지 않았을까? 톰카프 궁전과 박물관을 보고 마르마라 해엽이 보이는 Cafe에서 진한 커피를 한 잔 마신다. 피곤하다. 여행도 젊어야 다니지 힘들다.

 

알바니스 호텔의 아침 식사. 돌아다니려면 든든히 먹어야 한다.

   



아야 소피아 성당(박물관)의 풍경. 이 지점에서 하도 사진을 찍어서 옴폭 패였다.

 

터키의 그 유명한 고등어 케밥을 먹어보기 위해 골든혼(코뿔소의 뿔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렇게 부른다.)으로 간다. 가는 도중에 만난 Turkish Delight를 파는 상점. 누나가 거기에 꽂힌다. Turkish Delight는 우리나라로 치면 찹살떡 같은 것에 고명으로 달콤한 속이나 호두, 견과류를 넣어서 먹는 떡이다. 몇 가지 떡을 골라서 섞어서 종이 박스에 담아서 이거 얼마냐? 그거 얘네들 판매 목록에도 없는 조합이다. 누님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통역하느라 참 애를 먹었다. 머리 속으로 줘야 할 사람을 한 사람 한 사람 카운팅 하더니 결국 10박스가 넘게 산다. 여행은 일상의 탈출이라고 하지만, 여행 와서는 일상의 사람들을 생각하고 있다. 나는 그냥 아무 생각 없다.


골든혼으로 가는 길.. 뒤에 보이는 가게.. Turkish Delight를 산 가게다.

 

7년 전에 왔을 때는 골든혼은 온통 고등어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그런데, 지금은 고등어 케밥을 파는 상점은 모두 정리가 되었는 지 3개의 상점만이 고등어 케밥을 팔고 있다. 그것도 정해진 구역에서만. 말 그대로 인산인해. 돈을 긁어 모으는 것 같다. 케밥은 배에서 만들고 먹기는 선착장에서 먹는 시스템이다. 터키에 오면 꼭 먹어보아야 하는 음식. 무슨 별미는 아니지만 맛있다. 바케트를 갈라 고등어 구은 것을 넣고 각종 야채를 넣고 먹는 어찌 보면 단순한 음식인데 이스탄불의 대명사가 되었다. 인파로 바글바글한 음식점에 쭈그리고 앉아 고등어 케밥을 먹으며 터키 사람의 일상을 구경한다. 골든혼을 Tour하는 페리의 시간을 알아보고 다시 블루모스크로 가기 위해 트램을 탄다.

 

 



이스탄불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고등어 케밥. 사람들 무지하게 많다.

 

블루 모스크는 커다란 홀에 아무런 장식도 없이 사람들을 맞이한다. 블루 모스크는 유리창을 이루는 타일을 부르사 근처에서 생산되는 타일을 가져다 지었는데 이 타일이 햇빛을 받으면 푸른빛을 띄기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이스탄불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블루 모스크를 뒤로 하고 어제 갔다가 허탕을 친 그랜드 바자르로 향한다. 그랜드 바자르. 확실히 수많은 상점이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다. 나는 그냥 별 느낌이 없다. 너무 상업화된 공간이다. 우리나라의 동대문 시장 같다고나 할까? 누님은 바쁘다. 이것저것 사야 할 게 많다. 여행은 훌훌 털어버리고 오는 것이라면 누나는 돌아가서 챙겨줘야 할 사람들을 기억하는 여행인가? 점원과 한참을 실갱이를 한 끝에 뭔가를 산다. 돌아가서 잘 나눠주긴 했나?

 

 

여자들은 저렇게 베일을 쓰고 입장해야 한다.


꾸란이 비치되어 있다. 그냥 가져가면 된다.

 

돌아오는 길, 식당에서 빵 몇 가지를 사다가 호텔에서 대충 저녁을 해결한다. 식당에는 과즐메레를 즉석에서 조리하는 것을 보여주는 할머니가 일을 하고 있다. 과즐메레를 우리나라로 치면 부침개 같은 것인데, 식당에서 관광객 호객을 위해 이렇게 하는 것 같다. 일하시는 할머니와 같이 사진도 찍었는데, 할머니가 돈을 달라는 표시를 한다. 순간, 고된 노동의 일면을 보았다. 몇 시간 동안 앉아서 과즐메레를 구워야 하는 고된 노동을 있다. 얼마 간의 팁을 드린 것 같다. 피곤해서  빵 몇 개를 사서 숙소에서 저녁을 먹는다.

 

 

과즐메레를 만들고 있는 할머니. 두꺼운 종아리에서 고된 노동을 본다.



숙소의 간단한 저녁 식사.

 

하맘에 가고 싶었다. 터키식 공중 목욕탕. 아야 소피아 성당 옆의 하맘은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하맘의 뜨거운 탕에 몸을 누이고 싶었는데 혼자 가려니 뻘쭘하다. 하맘은 예전에 가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터키탕이 퇴폐적 이미지이지만 여기서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이렇게 이스탄불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Posted by 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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